전 그린카레가 인도음식점가면 주는 시금치 카레같은 건줄 알았어요. 먹어보니 완전 다릅니다... 색도 맛도 기존에 알던 카레와는 다르고, 코코넛 밀크 400ml 한통을 다 써서 만들었더니 약간 매콤달콤한 크림소스 맛이 나요. 당장 페투치니로 크림 파스타 만들어도 될 정도...! 사실 전 좀 느글느글해서 김치랑 같이 먹었지만요... 독특한 풍미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막상 포장지 뜯는 순간 향부터가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졌어요. 이를 테면 한식과 양식의 중간적인 느낌... 처음 보았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풍경, 마치 동남아에서 발리댄스를 추는 인도 여인이 느껴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.
그러나... 코코넛 밀크통에 포화 지방 함량을 보는 순간 목구멍 콧구멍 눈구녕이 콱...! 막혀 버렸지요. 귀사의 원활한 판촉활동을 위해 지방량을 직접 기술하진 않겠으나 그 크리미한 질감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!
농장 노동중에 소요되는 노동량으로나 필요한 근력으로나 최고봉으로 꼽히는 것이 바나나 채집이라고 하는데요. 이 코코넛 밀크는 동남아에서 바나나따는 태국 노동자들이 아니면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지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, 책상에 앉아서 장황하고 잉여롭게 그린커리 시식후기를 적고 있는 저같은 현대인들은 함부로 범접해서는 안될 것입니다. 그러니 코코넛 밀크 반 캔에 우유를 섞으시거나, 애초에 정제수가 40%정도 포함되있는 코코넛 밀크를 활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.
본론으로 돌아와서, 저는 고기 대신에 병아리콩을 넣었는데요. 달콤한 코코넛 밀크와 알싸한 그린커리가 포슬포슬한 병아리콩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. 그래서 다음번엔 병아리콩이랑 우유를 갈아만든 두유로 그린커리를 만들려구요. 그래도 맛있겠지요?
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.